벌써 지난 주의 일이 되었지만 Marduk 내한공연은 예상 이상으로 멋진 시간이었다. 내가 무슨 통뼈라고 Marduk 공연을 직접 볼 일도 물론 없었거니와 “Plague Angel” 이후의 앨범들은 굳이 잘 챙겨듣지도 않았으니 기대가 없는 것도 하긴 당연했을지도…라는 게 내 생각이지만 그래도 Marduk이라고 프리즘 홀을 그만큼 채우는 공연도 되게 오랫만이었다(내가 가는 공연이란 게 뭐 거기서 거기이다보니). Mortuus가 부르는 밴드의 클래식 레퍼토리들을 들어보는 것도 물론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내가(물론 영상으로) 기억하는 Marduk은 Legion이 마이크를 잡는 모습이었으니.
그런 의미에서 아무래도 보통 기억하는 Marduk의 라이브는 “Live in Germania”지만, “Panzer Division Marduk” 이전의 라이브이다 보니 직접적인 비교대상은 “Infernal Eternal”이다. 고르진 않더라도 “Dark Endless”부터 “Panzer Division Marduk”까지 고루 담고 있는 라이브기도 하고, 블랙메탈 라이브앨범 치고는 떨어지는 음질도 아니다. Legion이 꽤 뜬금없는 타이밍에 떼창을 유도하는 모습이 좀 괴이하기는 한데 이 앨범이 맘에 들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애매한 타이밍이 등장하기 전에 이미 오디오를 꺼버렸을 가능성이 높으니 큰 단점은 아니라 본다. 하긴 이 타이밍에 Marduk 라이브앨범 얘기를 하는데 나쁜 얘기가 나오겠는가?
[Osmos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