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uctures_and_downfall.jpg“As Bright as a Thousand Suns”는 확실히 Arcana의 앨범 치고는 ‘판에 박힌’ 진행을 보여준 앨범이었고, Peter Bjärgö 본인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후로는 Arcana의 앨범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음악 자체를 쉬는 게 아니어서 솔로작을 띄엄띄엄 내고 있긴 한데, “Animus Retinentia”는 괜찮은 앨범이었지만 Arcana보다는 일렉트릭 기타를 좀 더 많이 쓴 Sophia(에다 앰비언트 물을 좀 더 끼얹은) 스타일에 가까웠다. 말하자면 Arcana 특유의 ‘spiritual’한 스타일과는 조금은 차이가 있는 편이었는데, 뭐 원래 Sophia와 Arcana가 얼마나 서로 구별되는 스타일이었냐 생각하니 별 의미없는 설명이긴 하다. 각설하고.

계속 Cyclic Law에서 앨범을 내서 그런지 이 두 번째 솔로작은 앰비언트 성향이 더욱 짙어졌고, “Animus Retinentia”보다 확실히 ‘spiritual’한 느낌도 강하다. 하긴 첫 곡인 ‘Inner Cathedral’부터 아예 테마를 그 쪽으로 잡고 나가다 보니 불가피한 결과였을지도. 그렇지만 전작이 너무 땅 꺼지는 분위기였다고 생각했는지 이 ‘영적인’ 테마 가운데 은근슬쩍 배치된 희망찬 멜로디가 앨범의 분위기를 꽤 환기시킨다. 에스닉한 리듬 파트보다는 피아노와 기타가 그런 분위기를 이끄는 편인데, 전체적으로 미니멀하기는 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Peter Bjärgö의 앨범들 중에서는 비교적 듣기 편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When Thoughts Become Your Enemy’는… 올해 가을의 감명깊은 순간에 분명히 속했을 것이다. Cyclic Law가 앰비언트만 줄창 내면서도 안 망하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Cyclic Law,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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