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ationstones.jpg사실 Rosetta Stone이 딱히 주목해야 할 정도로 훌륭한 음악을 했느냐 묻는다면 자신있게 네라고 하기는 조금 망설여지는 밴드이긴 하다. 게다가 The Sisters of Mercy도 안 팔리는 마당에 Rosetta Stone의 초기작 컴필레이션이 장사가 될 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니까 꾸준하게 중고매장에서만 얼굴을 디미는 앨범이었는데, 암만 아류일지언정 1984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던 오랜 구력의 밴드임을 생각하면 조금은 운수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때이지만 Daniel Lazarus가 프로듀스를 눈독들일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던 이들이다. 바꿔 말하면 나름 메인스트림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는 건데, 확실히 이 앨범의 ‘초기작’들을 들어 보더라도 어떤 부분이 ‘먹힌다’ 고 생각되었을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솔직히 얘기해서 The Sisters of Mercy의 영향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표절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예를 들면 ‘Heartland’를 너무 갖다 썼다 싶은 ‘Cimmerian’). 이 밴드의 개성 중의 하나는 Madame Razor라는 이름의 ‘드럼머신’인데, 당연히 드럼머신을 안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것도 마이너스다. 하지만 사실 적당히 ‘댄서블’ 하면서도 쟁글거리는 리프와 멜로디가 귀에 생각보다 잘 박히는 것도 분명하다. 솔직히 80년대 후반부터의 영국 고쓰 씬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팝송’의 준수한 예들이라고 생각한다. ‘Heartland’를 몰랐다면 ‘Cimmerian’도 사실 꽤 명곡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가성비만큼은 확실한 앨범인데, 또 절묘하게 밴드의 가장 잘 알려진 곡들은 잘 피해가고 있어서 정규작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도 그만큼 가치가 있을지도.

[Cleopatra,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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