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jazz”의 Shining을 떠올리자니 절대 생각 못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딱히 어울린다는 생각은 안 드는 조합의 하나가 디프레시브 블랙메탈과 재즈의 결합인데, 어쨌든 이들은 그런 음악을 시도했으니 신선함만큼은 더할나위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류의 생소함이 처음은 아니지 싶은데 아무래도 Tori Amos의 ‘Reign in Blood’ 커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음악이야 악에 받쳐 질러대는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Tori Amos도 하긴 (보통 동류로 분류되곤 했던)뮤지션들 간에서는 이 구역의 미친자는 나라는 듯 심심찮게 가십거리를 던져주던 인물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본격적인 재즈라기엔 좀 단순하기도 하고 전개도 블랙메탈의 모습을 더 많이 닮아 있는데, 이 밴드의 변화무쌍함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무래도 (거의 퓨전재즈풍의)테너 색소폰과 여성보컬이라는 점 덕분인지 재즈 생각이 가시지는 않는다. 빠르진 않지만 꽤 복잡한 리듬 섹션을 보여주다가도 갑자기 다크 앰비언트로 천연덕스레 이어나가는 솜씨가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럽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To a Secret Voyage’에서 ‘Caloian Voyage’까지 메탈 밴드가 단선적인 리프를 어떻게 기묘하게 뒤틀린 어두운 톤의 재즈로 이끌어 나가는지를 확인하고 나면… 기묘하지만 반박할 수 없을 만한 이야기를 들은 듯한 느낌이 든다. 좋다기보다는 무척 신기하게 들었다. 내일이면 더 좋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Loud Rage Music,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