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h는 따지고 보면 이름값에 비해서는 별 반응이 없는 밴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따지고 보면 그런 반응이 또 이해 안 되는 건 아니라는 게 문제이긴 하다. “Les blessyres de l’âme”는 어디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을 데뷔작이었고, “L’Excellence”는 음악은 좀 달랐지만 어쨌든 나쁘잖은 ‘웰메이드’였다고 생각한다(무려 국내 라이센스도 됐고). 뭐… “Divine-X”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설프게 ‘아방가르드’를 시도하는 모습이 밴드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하필 Deathspell Omega가 본격적으로 복잡해지기 이전이었던지라 그런 트렌드를 따라갈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 프랑스에서는 나름 잘 나간다는 밴드의 이후 근작들을 들어봤다는 이들을 찾아보기가 쉽지가 않다.
본인들도 그건 좀 문제다 싶었는지 금년 데뷔작 발표 20주년을 맞아 데뷔작을 통째로 라이브로 녹음한 앨범을 발표했다. 연주야 원래부터 출중한 밴드였고, “Les blessyres de l’âme”은 밴드가 아직 노르웨이 블랙메탈 물을 강하게 머금었던 시절에 나온 앨범이었다. 정규작이 그리 좋은 음질은 아니었으니 오히려 돈 좀 벌고 나온 라이브앨범에서 음질이 더 좋다는 것도 특징이겠다. 그런 면에서는 Seth라는 밴드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 가장 적합할 만한 앨범이지 싶은데, 생각해 보니 이 앨범이 마음에 들었다면 2집 이후의 스타일의 변화가 꼭 기껍지는 않을테니 또 Seth를 접하려는 이에게 처음으로 권할 만한 앨범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뭐가 이리 왔다갔다하나 싶은데, 앨범을 들으면서 좋으면서도 이런 앨범은 다시 내지 않은 밴드이니 아쉬움이 남아서였나 싶다. 버릴 곡은 딱히 없지만 ‘A la Memoire de nos Freres’가 앨범의 백미.
[Les Acteurs de L’ Ombre,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