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hammer2019.jpg개인적으로 Rhapsody of Fire의 음악을 열심히 찾아듣지 않게 된 건 꽤 시간이 지난 편이다. 아무래도 취향의 변화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멜로딕메탈에 담 쌓고 사는 것도 아니므로 그것만으론 얘기가 좀 되지 않는다. 사실 “Legendary Tales” 때부터 앨가로드 연대기는 잘 어울릴지언정 꽤 유치한 컨셉트라고 생각했는데, 그 유치함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게 사람이 나이를 먹고 있다는 한 증거일지도. Luca Turilli의 밴드 외의 작품들이 아예 앨가로드풍과 담을 쌓은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는 것도 어쩌면 밴드 스스로도 가끔은 좀 힘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근거없는 생각일 뿐이다.

Gloryhammer 글에서 Rhapsody of Fire 얘기만 하고 있으니 좀 그렇기는 한데 이 노골적으로 오마주를 바치고 있는 후배 밴드의 앨범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 ‘에픽 메탈’ 특유의 유치함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게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똑같이 용사도 나오고 용도 나오지만 아무래도 처음부터 조금은 뒤틀린 B급 유머 섞인 컨셉트이다보니 지금은 너무 유치해져버린 과장된 서사시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말하자면 앨가로드에서 용 잡는 얘기가 아니라 달나라 가서 고블린 잡는 식의 얘기인데, 그걸 Dragonforce 뺨 때리는 스피드와 화려한 연주로 풀어가다보니 쉴 새 없이 흥미롭다. ‘Power of The Laser Dragon Fire’는… Dragonforce보다도 더 빠른 것 같다. 점점 신뢰의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Napal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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