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tiis2020항상 저게 트롤인가 고블린인가 많은 얘기가 나오는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Mortiis가 한때 Emperor의 베이스(키보드도 아니고 베이스)였다는 건… 뭐 다들 아는 얘기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래서 뭐?라는 얘기가 나와도 이상치 않을 정도로 이후의 커리어는 블랙메탈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말이 다크웨이브/던전 신쓰지 “The Smell of Rain”부터는 Mortiis 본인도 일렉트로팝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후의 몇 장은 Velvet Acid Christ풍의 인더스트리얼을 살짝 얹은 키보드 뮤직이라 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The Perfect Reject”가 정말 앨범명과 잘 어울리는 반응을 얻어낸 건 뭐,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당연한 현상이었던 셈이다.

그런 면에서 근작은 간만에 Mortiis가 던전 신쓰로 돌아온 앨범이다. “Ånden som gjorde opprør”을 현대적으로 재녹음한 앨범…이긴 한데, 아무래도 마냥 키보드로 던전 신쓰를 연주하던 1995년이 아닌지라 좀 더 풍성하고 깔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은근슬쩍 1995년보다 10분 이상 늘어난 러닝타임이 어디서 붙은 것일지 그냥 들으면 무심코 넘어갈 정도로 흐름은 자연스럽다. “Visions of an Ancient Future”는 그래도 한 때 인더스트리얼 좀 했다는 티를 내긴 하는데, 원곡이 원곡인지라 초반을 넘어가면 다시금 우리의 예상대로의 흐름으로 돌아온다. 하긴 재녹음 앨범에서 새로움을 과하게 요구하는 것도 좀 아닐 것이다. Cold Meat Industry에서 나오면 딱이었겠다 싶은 앨범을 들어보는 것도 간만이라 반갑기도 하다. 기대보다 더욱.

[Dead Seed Prod., 2020]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