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fest2019밴드 로고나 앨범 커버, 원래는 Deafest가 아니라 Dunkelskog라는 이름을 썼다는 트리비아까지 생각하면 당연히 (적당히 음질 안 좋은)멜로딕 블랙메탈 정도를 떠올려야겠지만, 정작 날아온 앨범은 어쿠스틱으로 초지일관하는 인스트루멘탈이다. 커버의 사진을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콜로라도 출신 원맨 밴드라니 확실히 저 외관을 보고 흔히 기대할 만한 모습과는 사실 많이 다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앨범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나니 아 이 레이블 텍사스에 있었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뭐 메탈과 담 쌓은 곳은 아니긴 하지만 좀 많이 헛짚긴 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렇지만 아예 블랙메탈 생각이 안 나는 음악은 아니다. 솔직한 첫인상은 블랙메탈을 하고 싶었으나 가진 악기는 통기타 하나뿐이고 멤버들 구인도 안 풀려서 일단 혼자서 어쿠스틱 소품들부터 만들어 모아 둔 앨범이 아닐까, 하는 정도다. 트레몰로 한 번 나오지 않지만 모양새는 Ulver가 가장 포크적이었던 시절 잠깐잠깐 섞어주던 어쿠스틱을 간혹 떠오르게 하는 면이 있는데, 물론 그보다는 분위기가 좀 많이 가벼운데다 쓸데없이 청명한 톤의 실로폰은 (굳이 왜 끼워넣었는지 모르겠으나)갑작스레 청자의 집중을 이완시킨다. 그래도 ‘Snowfall at Dusk’ 같은 곡에 꽤 솔깃한지라 전체적인 인상은 역시 나쁘지 않다. 다음 번에는 어쿠스틱 연주를 단정하게 마무리한 다음에 트레몰로를 긁어주는 모습도 봤으면 좋겠다. 앨범명에서 엿보이듯 지금은 구하기 어려울 2017년, 2019년 발표 EP의 합본.

[Tridroi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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