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onde2000VRTX 얘기를 한 김에 생각나는 이름이지만 VRTX를 능가하는 핀란드 블랙메탈의 단 한 명의 마당발이라면 Narqath를 들 수 있다. 하긴 이 양반 커리어의 절반은 VRTX와 같이 하는 밴드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유유상종 생각이 나는 것도 당연할진대, 그래도 차이가 있다면 Narqath에게는 Azaghal과 Wyrd라는 그래도 좀 더 확실해뵈는 성공사례가 있다는 것. 하지만 Azaghal을 ‘음악 나쁘진 않은데 듣노라면 꼭 좋지만은 않은 많은 사례들’의 대표격으로 생각하는 나로서는 대단한 차별점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선입견이다. 찾노라면 근거가 꽤 많이 나온다는 게 문제이지.

그렇지만 Narqath가 참여한 수많은 밴드들의 앨범들 가운데 한 장만을 고른다면 아무래도 이 앨범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사견이다. 일단 Narqath가 참여한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바이킹 색채가 짙을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여느 ‘바이킹’ 앨범들보다도 다른 유사 장르들의 색채가 엷다는 게 이색적이다. 말하자면 그야말로 ‘바이킹 무드’에 집중한 앨범인데, 하긴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더라도 포크 바이브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Narqath였던만큼 그게 좋은 선택이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Language of the Woods’같은 바이킹메탈의 전형적인 전개와는 거리가 먼 곡마저 리프 하나만으로 바이킹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Varjosielu 등에서 정말 낯부끄러운 보컬을 들려주었던 Wircki도 적어도 이 때까지는 키보드에 전념하고 있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게 얼마나 장점인지 와닿지 않는 분이라면 Varjosielu를 접해보심을 한번 권해본다. 그런데 왜 Hin Onde 얘기가 Varjosielu 욕으로 끝나는 걸까?

[Aftermath Music,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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