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josielu 얘기가 나온 김에 소개하자면 핀란드 출신의 Devil Doll, Sopor Aeternus 등과 비슷한 다크/고딕메탈 정도로 홍보되던 프로젝트…였는데, 정작 흘러나오는 음악은 메탈은 커녕 좀 우울한 포크 스타일인지라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랬으면서도 이제 Varjosielu라는 이름을 넷상에서 찾아보면 시치미 딱 떼고 던전 신쓰 라벨을 붙이고 있으니 우리네 세상이 그리 녹록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원래는 Wind라는 이름으로 데모를 냈다는데, 그 시절에는 좀 더 던전 신쓰다웠을지는 모르겠다만 들어보지 못한지라 별로 할 얘기는 없다. 각설하고.
앞서 Devil Doll이나 Sopor Aeternus 얘기가 나왔다고 해서 절대 비슷한 수준은 아니다. 음악은 통상적인 던전 신쓰보다는 좀 더 예전 ‘다크웨이브’의 전형에 다가가 있는 스타일인데, 군데군데 포스트펑크나 블랙메탈풍 연주가 없는 건 아니어서 나름 지루하지 않게 구성하려고 한 모습은 역력…하다만, 문제는 이 프로젝트를 혼자서 굴리고 있는 Wircki의 보컬이 정말 탁월할 정도로 형편없다는 점. 이 ‘포크풍’ 앨범에서 보컬이 이렇게 형편없으니 앨범의 인상도 그만큼 깎여나간다. 그러고 보니 또 신기한 점은 수록곡 3곡 중 1곡이 보너스트랙인데, 두 곡이 14분 30초, 3분 30초면서 보너스트랙이 10분이 넘어간다는 점. 참 의문스러운 구석이 많다.
[Dragonthron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