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rcki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한다면 이 쓸데없어 보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한 뮤지션의 앨범들 가운데에서도 이제 와서 가장 찾아보기 어려운 걸 꼽자면 아마도 이 Decay’s Delight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Narqath와의 인연 때문인지 Varjosielu처럼 Dragonthrone Prod.에서 발매되었는데, 하긴 이거 한 장 추가로 더 망한다고 더 안좋아질 것도 굳이 없어보이는 곳이었던만큼 본인들 입장에서는 그리 부담되는 선택은 아니었을지도. 그렇지만 이 레이블 발매작들 가운데 Narqath가 메인이 아니었던 밴드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니 어쨌든 신경써준 사례로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각설하고.
사실 이름이 달라서 그렇지 멤버가 Wircki와, Varjosielu에서 Wircki를 도와줬던 Narqath(여기서는 Negative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음) 뿐이므로, 결국 Varjosielu에서 이름 바꾸고 마음 다잡고 다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 문제는 하는 음악까지 그대로라는 것이어서(조금 더 경쾌하긴 하다) 아무래도 당혹감이 앞선다. 이 얘기는 Wircki의 문제투성이의 보컬마저 건재하다는 뜻인데, 좀 더 어쿠스틱하기도 하고 홍보문구에 자신있게 Death in June과 비슷하다고 써놓은 것도 그렇고 ‘네오포크의 참맛’을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상황이 이렇다면 뭐가 됐든 일단 보컬부터 바꾸는 게 순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왠지 모르지만 지금도 남아 있는 Dragonthrone Prod.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으니 나름의 흑역사일지도 모르겠다.
[Dragonthrone,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