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메탈에 있어서의 Antestor 같은 밴드…라고 하면 적절한 비유일지는 고개가 갸웃거려지지만 Die Weisse Rose는 어쨌든 네오포크는 궁금하지만 불온한 이데올로기를 걱정하던 많은 이들에게 – 이름부터 백장미파이다 보니 – 꽤 안전해 보이는 선택지를 제시했고, 또 선택한 이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음악을 들려준 프로젝트였다. 그러니까 200장 한정일지언정 정규반 내기도 힘들 네오포크 밴드가 라이브 앨범을 낼 수 있었겠거니 싶다. 그런데 2015년에 우크라이나 레이블에서 나온 라이브 앨범이 어째서 지금도 10달러에 굴러다니는지는 잘 모르겠다. Old Captain이 대단한 레이블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르를 짚어가다 보면 한번쯤은 맞닥뜨리게 되는 곳인 만큼 레이블 탓만은 아닐 것이다. 각설하고.
2015년 5월 17일 키예프 라이브를 담은 앨범인데, 원래 Thomas Bøjden 혼자서 다 하는 프로젝트지만 이 공연에서는 Kim Larsen과 Gary Carey(Joy of Life의 그 분)이 참여하고 있다. 아무래도 DIJ와 함께 한 투어였던만큼 멤버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 만큼 다시 성사되기는 힘들 구성의 공연 실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음질도 이 장르의 통상적인 경우보다 훨씬 괜찮은 편이다. 원곡보다 훨씬 주술적인 리듬이 두드러지는 ‘Unser Leben Geht Dahin Wie Ein Geschwätz’도 그렇지만, 공격적인 오르간 연주가 눈에 띄면서도 Blood Axis풍의 분위기를 지울 수 없는 3곡의 미발표곡(특히 ‘Immer Weiter Und Weiter’)의 만듦새도 좋다. 이 글에서 한 번이라도 이름이 나온 밴드들에 관심이 있다면야 일청을 권해본…다만, 그런 사람들이라면 Die Weisse Rose 정도야 아마도 이미 들어봤겠구나. 문제라면 그거다.
[Old Captai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