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atallion2010유명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슈퍼밴드! 식으로 광고되는 밴드가 유명세에 반비례하는 판매고를 보여주는 모습이야 꽤 쉬이 볼 수 있는 편인데, 주변에서 바라보매 자아 강한 멤버들이 서로 융화되지 못했다, 앨범 한 장에 너무 많은 걸 넣으려고 했다 식의 사후약방문식 처방이 흔히 이어지지만, 사실 원인은 슈퍼밴드라는 말을 너무 쉽게 써주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편이다. 좁은 씬에서 맞닥뜨리는 멤버들이 결국 그놈이 그놈이다보니 씬 내의 이합집산마냥 튀어나오는 밴드들을 모두 슈퍼밴드라고 해주는 건 좀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인맥왕 한 명이 더없이 검증된 멤버들을 끌어모아 클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퀄리티를 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Ayreon이 슈퍼밴드의 모범사례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The Batallion도 노르웨이 블랙메탈 씬의 유명…하지만 제일 유명한 축에 넣어주기는 어려운 뮤지션들로 구성된 밴드이다. Desekrator에서 과음으로 목이 망가진 Rob Halford풍 보컬을 들려준 Stud Bronson(겸 Old Funeral의 Tore), Borknagar가 덜 프로그레시브하던 시절 베이스를 연주했던 Kai K. Lie 정도가 중심이겠지만, 정작 사운드는 스웨덴풍이 더 강해 보이는 블랙스래쉬이다. 하지만 ‘Where There is Smoke There is Fire’ 처럼 스웨덴도 아니고 아예 Celtic Frost를 따라가는 곡도 있는데다, 스웨디시 리프 사이에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기운도 감도는만큼(그런 면에서는 Aura Noir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북유럽 블랙스래쉬의 전형 정도로 얘기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굳이 슈퍼밴드 운운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슈퍼밴드가 연주하는 블랙스래쉬라고 홍보해 봐야 더 잘 팔렸을 것 같지는 않다.

[Dark Essenc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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