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city2020얼터너티브가 횡행하던 시절 참 타이밍 좋지 않게 뜬금없는 심포닉 프로그를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돋보이지도 않을 수준으로만 연주했던 이 미국 밴드가 지금껏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한 이들은 아마 별로 없었을 것이다. 뭐 그래도 90년대 미국 심포닉 프로그레시브 밴드 중에 이들만큼 주목받은 밴드가 많았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냥 돋보이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건 조금은 밴드로서는 억울할지 모르겠다. “Three Cheers for the Broken-Hearted”에서처럼 좀 다른 시도를 해보지 않았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살아남으려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는 것도 뭐… 분명하다. 그 시도가 사실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일단 묻어두고.

그런 면에서… “Dreaming City”는 사견으로는 밴드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밴드의 그간 어느 앨범보다도 헤비하다는 점에서는 좀 이색적인 앨범인 셈인데, 그런 와중에 다양한 클래식들의 면모들을 앨범에서 솜씨 좋게 늘어놓고 있는 점이 개성 아닌 개성처럼 다가온다. Hawkwind 생각을 지울 수 없는 ‘The Dreaming City’부터 Toto풍의 ‘Terminus’, 과장 섞으면 Tangerine Dream을 따라가려는 모습이 역력한 ‘The Lurker Beneath’ 등 모든 곡들이 서로 다른 클래식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프로그레시브를 회고적인 장르처럼 바라본다면 근래 이만한 선물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심포닉 록 팬이라면 일청을 권해본다. 저 괴상한 이름의 레이블은 밴드의 자주레이블.

[Sound Resource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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