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love2016예전에 Eternal Tears of Sorrow를 두고 데스메탈 밴드 이름이 어째서 저 모양인가 하던 지인들이 많았는데, 블랙메탈 밴드 이름이 True Love라니 이건 뭔가 좀 더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썸네일의 밴드 로고도 상태가 좋지 않기는 매한가지다)그래도 뭔가 산뜻한 이미지를 가져가려 노력하는 모습의 밴드들이 포스트 블랙메탈 딱지를 붙이고 등장하는 시절인데, 뭔가 빈곤한 악마의 피로감 묻은 불그죽죽한 얼굴을 형상화한 듯한 커버부터 그런 기대를 확실하게 없애준다. 예상보다 괜찮은 음질로 클린 톤을 퉁겨대는 인트로가 좀 의외지만, 앨범은 그런 인상에 확실히 부합하는 90년대풍 블랙메탈이다. 인트로만 빼고는 갑자기 음질도 확 떨어지는지라 굳이 인트로를 왜 저렇게 녹음했을까 싶을 정도인데, 그 적당히 ‘구리구리한’ 음질도 음악에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래도 특징이라면 꽤 ‘클래식’한 블랙메탈에서 갑자기 데스메탈적인 전개를 많이 보여준다는 점인데, ‘Funeral Fog’를 잠시 연상케 하는 리프로 시작해서 Trey Azagthoth풍 솔로잉(그만큼 잘 친다는 얘기는 아님)까지 등장하는 ‘Effundet Saguinem’이 가장 좋은 예시일 것이다. 아무래도 멤버들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하는 모습이 반영된 게 아닐까 짐작하는데, 그래도 A사이드의 곡들이 보여주듯 멜로디를 짜내는 솜씨는 그리 나쁘지 않다. 그래도 전형적인 블랙메탈에 기반한 사운드라면 A사이드를, 좀 더 이것저것 하는 모양새라면 B사이드를(특히 ‘Body Asleep’) 고를 수 있을 것이다. 데모에 이만큼 할 말이 많으니 꽤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Les Fleurs du Mal Pro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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