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yclopediapestilentiaMundanus Imperium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Velvet Music은 몇 장 되지도 않는 발매작들이 그래도 다 최소한의 수준은 갖추고 나오던 곳이었다는 점에서 기억이 나쁘지 않다. 역시 백미는 Mundanus Imperium이겠지만, 노르웨이 밴드면서 루마니아 기믹 잡고 연주하던 Wallachia의 데뷔작도 준수했고, Blut aus Nord의 Vindsval이 밴드 이름만 바꿔서 똑같은 스타일을 연주하던 The Eye도 있었다. 말하자면 장르를 대표하는 A급들은 하나도 없었지만… 후발주자일지언정 우리는 우리 음악에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고 토로할 만한 이들을 모아 놓았던 레이블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네들의 판매고를 모두 합쳐봐야 A급 밴드 하나만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뵈는지라 레이블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아마 레이블 주인장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Velvet Music이 낸 유일한 컴필레이션인 이 앨범은 몇 가지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 지금이야 컴필레이션이 많이 나온 편이지만, 1997년에 CD를 절대 내지 않는 Moonblood의 곡을 CD로 담아내고 있는 부틀렉 아닌 앨범…이라는 점이 그렇고, 앨범 커버가 David Thiérrée의 오리지널이라는 점이 그렇고, 지금에 와서는 찾아보기 힘든 Pantheon(Thyrfing의 전신)의 곡이나 Horna, Antaeus가 데뷔작도 내기 전에 박박 기던 시절…을 찾아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앨범이라는점이 그렇다. Emglev나 Magia Posthuma 같은 (벌써 예전에 묻혀버린) 프랑스 블랙메탈의 괴이쩍은 이름들은 덤이다. 블랙메탈 팬이라면 자료 삼아서라도 한 장쯤 구비해볼 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하지만, 레이블의 정체성인지 정말 단 하나의 A급도 없는 선곡이 맘에 들지 않는 이라면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을지도.

[Velvet Music,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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