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r Blutharsch의 이름을 걸고 사이키델릭 블랙메탈이라고 광고한 덕분인지 수준 이상의 블랙메탈을 기대키 어려울 멤버들의 이력에도 불구하고 이 밴드는 꽤 많은 관심을 얻어낼 수 있었다. 문제라면 광고문구는 블랙메탈이었으나 사실 음악은 블랙메탈의 기운을 약간 머금은 둠메탈에 가깝다는 점이었는데… 뭐 애초에 앨범 커버도 그렇고 저 광고문구의 핵심적인 부분은 ‘사이키델릭’일 테니, 앨범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에게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Der Blutharsch가 사이키델릭 로큰롤 밴드가 된 지도 오래 된 2016년이었고, 지금 생각해 보니 Der Blutharsch and the Infinite Church of the Leading Hand는 2015년에 “The Wolvennest Session”을 발표했다. 그러니 결국은 말이 피쳐링이지 Der Blutharsch의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지도.
사이키델릭한 둠메탈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먼저 떠오르는 건 Esoteric이지만 사실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굳이 비교하자면 Aluk Todolo 같은 밴드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어쨌든 거친 질감의 ‘포스트록’ 밴드에 가까웠던 Aluk Todolo에 비해서는 이들이 좀 더 메탈릭하고 친숙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는 간혹 괴이한 애시드 향내를 풍기던 Der Blutharsch보다도 듣기 편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Marthynna의 보컬이 특히 돋보이는 ‘Out of Darkness Deep’이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수록곡들 전부가 비슷한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Ván,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