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bin Julius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한 두개는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사례를 꼽는다면 아마도 첫손…까지는 모르더라도 꽤 상위권에 속할 만한 프로젝트. 그 점을 생각하면 Hauruck!의 2000년 발매작이라는 것도 꽤 놀랍다. Hauruck!에서 이렇게 애시드 냄새 짙은 음악이 나온다는 건 생각키도 어려울 시절이었다. 그러고 보면 Der Blutharsch의 사이키델릭 로큰롤 밴드로의 변화는 이미 여기에서 징조를 보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요새의 ‘로큰롤 밴드’ Der Blutharsch의 음악과도 사실 많이 다른 음악이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Albin Julius가 하는 테크노/트랜스 음악 정도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고, 이 앨범을 취급하는 대부분의 디스트로들도 ‘뜨거운 밤을 위한 일렉트로닉 댄스뮤직’ 정도로 앨범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래도 만든 사람이 사람인지라 댄스 플로어 뮤직과는 거리가 멀다. Der Blutharsch 특유의 사운드 샘플링을 들을 수 있는 ‘Spiel Süßer’도 그렇고, ‘Sea of Love and Hate’의 손풍금 소리 루핑이나 질펀한 펍 분위기까지도 떠올릴 법한 괴팍한 유머감각은 과장 좀 섞으면 Cabaret Voltaire 생각도 조금은 난다. 말하자면 Albin Julius식의 뒤틀린 유머감각을 잔뜩 섞은 조금은 ‘고풍스러운’ 분위기까지 묻어나는 전자음악이다. 그러니 재미는 충분하지만 Albin의 이름에서 당연히 martial 스타일을 기대할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을지도.
[Hauruck!,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