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게 된 지나간 소식들 중 가장 의외였던 것은 Rosetta Stone의 재결성이었다. 뭐 말이 재결성이지 Porl King이 다시 그 드럼머신 ‘Madame Razor’를 데리고 시작한데다, Porl이 90년대 말에 혼자 굴리던 포스트펑크 프로젝트 Miserylab의 곡들의 재녹음이라니 본격적인 활동을 다시 개시했다기는 좀 그런데, 금년에 또 새 앨범을 준비 중이라니 어쨌든 20년만의 이 재결성이 나름 아주 야심찬 움직임이었긴 했나보다. 물론 그렇게 얘기하긴 누가 봐도 이거 재탕이려나 싶은 앨범명에 정말로 예전 곡들을 재녹음하고 있는 모양새가 좀 민망하긴 하지만, Rosetta Stone을 21세기에 듣고 있는 사람이라면 결국 추억 맛을 잊지 않고 있을지니 그게 꼭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은 아닐지도.

그렇다고는 해도 시절이 시절인만큼 예전 Rosetta Stone의 음악과는 좀 달라졌다. 고쓰라지만 쟁글쟁글 펜타토닉에 페달을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써먹던 기타 팝에 가까웠던 모습이 밴드의 초기였다면, ‘Children of the Poor’ 같은 확실히 예전보다 미니멀한 구성의 곡들은 Miserylab이 포스트펑크 프로젝트였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신서사이저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신스 팝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Making A Bomb’의 위악스러운 발랄함은 이 밴드가 예전의 기타 팝을 좀 더 현대적이지만 기괴한 모양새로 풀어가는 단초를 보여준다.

물론 그래도 사실 익숙한 사운드이기는 하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하면서 가져오는 게 포스트펑크라는 데서 이미 많이들 짐작했을 것이다. 하긴 80년대 고쓰 밴드의 재결성을 두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힐난하는 바보는 드물게다.

[Cleopatra, 2019]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