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tron은 많은 신스웨이브 프로젝트들 가운데 좀 더 ‘감상용’에 적합한 부류에 속한다. 흔히 2010년 이후에 주목받은 많은 프로젝트들이 디스토피아 컨셉트에 거칠거나 또는 꽤 절도있는 묵직한 비트를 발판삼아 곡을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에 가깝다고 한다면, Dynatron은 그보다는 Harold Faltermeyer나 Jan Hammer에서 뉴에이지 물을 뺀 모습에 더 비슷해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스페이스한 분위기를 끼얹은 Klaus Schulze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말하자면 “Body Love”가 에로영화 OST였다면 Dynatron의 음악은 SF영화 OST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이다.

물론 우주에서의 다양한 이벤트들보다는 우주라는 공간 자체의 묘사에 가까울 음악이다. 그래도 앨범 초반 중력을 극복하는 과정의 경쾌함을 묘사했던 “Escape Velocity”보다도 좀 더 어두운 앨범인데, ‘Escape’처럼 에너제틱한(그래봐야 앰비언트에 하우스를 좀 덧붙인 정도이긴 하다만) 곡도 없지는 않으니 그리 걱정할 필요까진 없겠다. 사실 ‘The Outer Rims of Traversed Space’ 등에서는 John Carpenter를 거의 오마주에 가까울 정도로 따라하는지라 듣기 편하면서도 귀에 걸리는 감이 있는데, Carpenters Brut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으로서 하긴 그게 뭐 단점인가 싶기도 하다. 신스웨이브의 팬이라면 일청을 권한다.

[Blood Music,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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