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를 떠나서 어쨌든 판매고는 그냥 그랬던 이 아르한겔스크 네오포크 밴드가 Prophecy에서 앨범을 내게 됐으니 확실히 뜨긴 했나보다. 뭐 그러기 충분할 만큼 매번 중량감 있는 앨범을 내놓았기도 했고, 러시아 밴드이긴 하지만 애초에 그렇게 지역색이 강한 밴드는 아니었던만큼 Prophecy에서 손대기 딱 적당해 보이는 사례이긴 하다. Moon Far Away는 곡 자체는 심플하게 가져가면서도, 보컬 라인이나 앰비언트, 약간의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사운드와 연주를 덧붙여 풍성한 들을거리를 만들어내는 게 보통이었으니(그런 면에서 Current 93과 확실히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좀 더 주머니 두둑한 레이블에서 어떤 걸 보여주려나 하는 기대도 자연스럽다.

그런 면에서는 앨범은 좀 의외다. 일단 앨범의 절반 가량은 러시아어로 가사를 쓰고 있고, 사운드도 그런 ‘다양한 사운드와 연주’를 걷어내고 포크 본연에 집중하고 있고, 곡들 대부분도 그 아르한겔스크 지역 포크 송을 반영해 작곡되었다고 한다. ‘The Song of The Five Lakes Watermills’에서는 정말 물레방아 소리가 나오는 정도인데, 물레방아 소리와 재즈 드럼을 한 곡에서 같이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앨범에서 밴드가 확실히 방향을 이전과 달리 가져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Tony Wakeford가 참여한 ‘Celebrate!’에서는 과장 섞으면 Frank Zappa가 소시적에 했던 동유럽풍 포크 사운드도 떠오르기도 한다. 말하자면 어쿠스틱 기타/베이스, 퍼커션, 보컬로 구성된 ‘포크 밴드’로서 자신들의 곡으로 정면승부한다는 셈인데, 빠지는 곡 하나 없는 느낌이니 그런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다. ‘The Blueberry Song’이 개인적인 앨범의 백미.

[Auerbac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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