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들어보진 못했는데 Deftones의 신보가 얼마 전에 나왔더라. 밴드가 평범한 뉴메탈을 넘어선 지는 꽤 오래됐지만 내 귀가 뉴메탈 노땡큐를 외친 지도 그만큼 오래됐으므로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하는 게 맞을 법하다. 생각해 보면 “White Pony”를 들은 것도 꽤 늦은 편이었고, 이 앨범도 나왔을 당시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었으나 꽤 시간이 지나 백스테이지에서 콜라 말고 다른 걸 마실 수 있게 됐을 때쯤 보게 된 ‘7 Words’의 비디오는 지금껏 분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Limp Bizkit는 나오기도 전이었고, Korn도 자기들이 뭘 만들었는지 잘 모르지 않았을까 싶을 1995년의 곡이었다. 난 뉴메탈의 컨벤션을 만든 건 Korn이나, 더 올라가서 Snot이나, RATM이나… 다른 누구도 아니고 이 “Adrenaline”의 Deftones라고 생각한다.

뭐 지금은 굳이 찾아듣지 않는, 물이 가도 여러 물은 갔을 이 장르의 컨벤션인지라 지금 들으매 예전같이 들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튜닝 다운 리프에 힙합 비트, 좀 있다 이어지는 브레이크다운, 잊을 때쯤 등장하는 멍청한 가사… 뭐 그래도 그런 게 차트를 정복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요소로 보이던 시절이었다. 그런 취향을 공유했던가 생각하면 좀 애매하지만 저 멍청한 가사를 납득할 수 있던 시절이었던 건 분명하다. 사실 이 앨범에서 가사가 가장 멍청한 곡을 골라도 ‘7 Words’가 아닐까. 이 시절의 Deftones는 그 멍청함마저 멋있게 보이도록 할 수 있는 밴드였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윗세대이긴 하지만 같이 늙어간다는 느낌이 좀 있는 밴드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Maverick,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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