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펜하겐 출신 펑크 밴드의 유일작. 앨범명이 말해주듯 1980년작이지만 밴드가 결성된 것은 1977년이었고, Sex Pistols의 데뷔작이 나온 것도 1977년이었으니 펑크 열풍이 도버 해협을 넘어 본토에 상륙하면서 나온 수많은 후속 밴드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만, 정작 펑크 열풍이 사그라든 1980년에야 나온 앨범이어서인지 음악은 그 1977년의 펑크와는 많이 달랐다. 아마도 Judas Priest의 리프를 많이 참고하지 않았을까 싶은 리프는 분명 흥겨운 펑크였지만, 보통의 펑크 밴드들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하드한 편이었다. 말하자면 펑크가 메탈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사운드를 보여준 밴드였던 셈인데, 그런 면에서는 Sex Pistols보다는 Stiv Bators 같은 이와 비교하는 게 더 나을 듯싶다. 물론 그냥 사견이다.
그래도 어쨌든 이 밴드가 ‘펑크’ 밴드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파워 팝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건강한’ 코러스이지 싶다. Franz de Zaster의 보컬도 허세를 그득히 담은 그 시절 펑크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었고, 하드하긴 했지만 NWOBHM보다는 차라리 Ted Nugent에 비슷해 보였던 ‘Strangehold’ 같은 곡의 그루브도 충분히 흥겨웠다. 그렇다고 팝 센스 그득한 괜찮은 펑크 밴드라고 하기에는 ‘Fuel’ 같은 스트레이트한 트랙이나 꽤 복잡한 구성의 트윈 기타가 귀에 박히는 ‘Tame Me(Insomniac)’ 같은 곡이 귀에 어지간히 걸린다. 웬만한 메탈 밴드들보다 기타를 훨씬 잘 친다.
그래서인지 펑크 밴드 Brats의 시간은 길지 않았고, 멤버들간 부침이 있던 끝에 밴드를 이끌던 Hank는 기존의 멤버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보컬리스트 King과, 길지 않았지만 활동을 같이 했던 Michael을 끌어들여 새로이 활동을 이어 나갔다. 물론 음악은 Brats 시절보다 더욱 메탈스러웠고, 이름도 이제는 더 이상 Brats일 필요가 없었다. Mercyful Fate의 시작이었다.
[CBS,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