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mat & Jugend”가 밴드의 커리어를 통틀어도 황당할 정도로 인더스트리얼에 치우친 앨범이었다면 네오포크의 전형에 가장 가까우면서 Darkwood의 이름을 널리 알린 앨범은 아무래도 “Flammende Welt”이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일렉트로닉이 없지는 않고, 사실 “The Final Hour” 라이브에서의 Forseti스러운 모습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 정도의 일렉트로닉스에도 볼멘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이건 꽤 불공평한 얘기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이라도 Death in June이 꾸준하게 포크 뒤에 깔아주던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에 불만을 얘기한 적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종일관한 스타일이 어떤 뮤지션에게는 오랜 세월이 가져다 준 뚝심이지만, Yngwie Malmsteen에게는 발전 없는 아집처럼 얘기되는 것과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네오포크 얘기하면서 왜 Yngwie가 튀어나오는지 나도 잘 모르겠으니 일단 넘어가고.

“Take Care & Control”의 의기양양함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For Europe’으로 시작하는 앨범이지만 음악은 전체적으로 꽤 정적인 편이다. Nadja S. Mort의 첼로가 생각보다 중심에서 곡들을 이끌어 가는데, 그러다가도 ‘Storm of the Gods’ 같은 곡에서는 Hendryk의 기타만으로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데가 있는 거 보면 포크의 전형이긴 하지만 꽤 martial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Churchill의 목소리를 샘플링으로 써먹는 ‘Conquer We Shall’이 인더스트리얼 없이도 2차대전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이 밴드의 최고의 강점은 이렇게 유럽풍 강한 네오포크 밴드들이 흔히 보여주는, 흘러간 유럽의 영광을 세우려고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결국은 그네들이 유럽의 현재를 표현하는 ‘잿더미’를 막지는 못한다는 일종의 역설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곤 한다는 점이다. 독일 밴드가 Churchil 목소리를 써먹는 것도 그렇고, ‘For Europe’으로 시작하는 앨범이 ‘In Ruinen’으로 끝나는 건 그러고 보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망해버린 1930년대 독일의 보수주의를 이제 와서 멋들어지게 음악으로 표현하는 사내라고 해도 그럴 법하리라 생각한다.

[Heidenvolk,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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