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ptism과 Profetus 출신의 두 멤버(라곤 하지만 사실은 둘이 형제라고)가 모인 1998년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의 밴드! 라고는 하나… 2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 데뷔작을 빼면 데모 두 장을 달랑 낸지라 나로서는 처음 들어본다. 보컬과 드럼을 맡은 Lord Sargofagian이 Baptism의 이름으로 2000년대 초중반 고만고만한 EP들을 쏟아내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조금은 의외인데… 하긴 Profetus와 Baptism의 음악을 생각해 보면 둘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것도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둘이 사실은 Oasis 뺨칠 정도로 같이는 못 사는 사이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이 90년대풍 커버를 생각해 보면 사실은 90년대 말에 나왔어야 했으나 그렇게 밀리고 밀리던 프로젝트가 이제야 빛본 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음악도 그런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블랙메탈 경력이라면 Lord Sargofagian이 한 수 위여서 그런지 Profetus보다는 Baptism에 좀 더 가까운 전형적인 90년대 말 노르웨이 스타일을 적당히 멜랑콜리한 멜로디로 풀어내던 핀란드식 블랙메탈이다. 그래도 아무래도 원래 Baptism의 음악에 좀 둠적인 구석이 있었던만큼(특히 “Grim Arts of Melancholy”) 마냥 달리는 스타일은 아니고, Kampfar식 pagan 스타일에 좀 더 겨울바람 분위기를 가미한다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Winterstorms’ 같은 곡은 Dimmu Borgir의 좀 더 포크풍 강하던 시절(아무래도 “For All Tid”)을 연상케 하는 데가 있는데, 그만큼 전형적이지만 하긴 요새는 이런 류의 전형을 제대로 풀어내는 밴드는 많이 드물어져 버렸다. 마냥 달리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Frostland Conqueror’처럼 Immortal풍 블래스트비트를 선보이는 곡도 있는만큼 휘몰아치는 맛도 놓치지 않는다. 꽤 즐겁고 반갑게 들었다.
[Werewolf,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