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Solefald의 가장 뜻밖이었던 앨범은 “Red for Fire” 와 “Black for Death” 연작이었다. 내가 아는 Solefald는 이렇게 포크 냄새를 짙게 풍길 밴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Pills…” 까지의 앨범들도 모두 음악은 틀리지만, 사실 다 모던한 스타일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하긴 이 친구들도 노르웨이 출신이니 그 동네 신화 얘기를 좀 한다고 해서 이상할 거야 전혀 없겠지만, 이미 많은 밴드들이 바이킹 얘기를 하고 있는데 굳이 이들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게 첫인상이었다. 그래서인지 “Red for Fire”는 만듦새에 비해서는 사실 맘에 들지 않았다. 조금씩 뒤틀다 보니 정작 김이 빠져 버린 Amon Amarth풍 멜로딕데스 리프 탓도 있을 것이다. 역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는 건 좀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일단 잠시 뒤로 하고.
“Black for Death”는 그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웠다. 누가 애매한 Amon Amarth풍 얘기를 했는지 그런 리프는 어느새 사라져버렸고, 그보다는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모양새에서 Bathory에 더 비슷해 보인다. 그렇지만 본격 바이킹메탈을 하기엔 지나치게 재기어릴 이 2인조는 당연하다는 듯 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Underworld’의 괴이한 색소폰이나 ‘Necrodyssey’의 평소의 Solefald의 모습을 고려하면 과할 정도로 클래시컬한 키보드는 분명 이색적이지만, 그래도 딱 곡과 겉돌지 않을 정도에 그치므로 결국 이런저런 잔재미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Red for Fire”와의 중요한 차이점은 앨범 곳곳에 배어 있는 유머라고 생각한다. ‘Red for Fire, Black for Death’에서 ‘Deathlike Silence’를 질러대는 보컬이 오히려 좀 웃겼던 건 나만은 아닐거다. 아니겠지? 2006년에 나온 ‘바이킹’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는 사례일 것이다.
[Season of Mist,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