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구로는 한 시절을 풍미한 명 프로듀서의 복귀 프로젝트! 식으로 써 놓긴 했는데 과연 Jeff Austin이 대체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없거니와 찾는다고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광고문구야 어쨌던 접하는 입장에서는 활동 기간은 오래됐지만 사실 무명에 다름아니던 뮤지션의 출사표 프로젝트에 가까웠던 셈인데, 그래서인지 앨범명도 나가서 대박 터지거나 아니면 집에 있어라…는 식으로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역시 사람이 말이 씨가 된다고 2002년에 나온 AOR 앨범에 대박을 기대하긴 사실 어려웠고, Jeff Austin이라는 이름을 이후에 다른 앨범 크레딧에서라도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물론 그 ‘풍미했던 시절’에 그랬듯이 활동은 계속했겠지만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각설하고.

그렇긴 하지만 이 앨범은 2002년과는 별로 어울려 보이지 않았던 ‘웰메이드’ AOR 앨범이었다. B급 또는 그 이하를 달리는 AOR 밴드가 그 자리에 있게 되는 데는 시절의 문제도 있지만 보통은 A급을 따라잡을 수 없는 멜로디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덕분에 이런 밴드들이 앨범 중간중간에 발라드 1~2곡을 끼워넣는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마냥 빠르진 않더라도 굳이 발라드를 끼워넣지 않는 패기도 그렇고, 사실 어느 하나 떨어지는 곡도 없었기 때문에 편하게 듣기는 더할나위 없는 앨범이었다. 달리 말하면 킬러 트랙도 없기는 했지만, ‘Caught Up in Ecstasy’는 좋은 시절 Survivor를 떠올리게 하는 데도 있고, Van-Zant의 극복이 안 되는 뽕끼를 쏙 뺀 ‘I’m a Fighter’의 커버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Journey의 “Frontiers”를 의식했을 ‘Too Late for Love’는… 아마 노래방에 있었다면 한번 불러보지 않았을까 싶다. 없으니까 하는 얘기다.

[Frontiers,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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