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in은 2002년에야 데뷔작 “Reconstruct”를 발표한 미국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이지만, 이미 Dream Theater의 컨벤션을 극복하기 위해 후배 밴드들의 별별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던 와중에 오히려 좀 더 클래식한 스타일의 데뷔작을 선보인 조금 눈에 띄는 밴드였다. 하긴 Henning Pauly가 1994년 즈음에 만들어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녹음했던 습작을 밴드로 재녹음한 버전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을 텐데, 그렇게 나온 데뷔작이 기대 이상의 퀄리티였으니 많이들 놀랬는지도 모르겠다. 곧 Henning이 무려 James Labrie와 Frameshift를 결성했다는 뉴스가 프로그 웹진들을 장식했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듯 곧 “Chain.exe”가 새로 나온 앨범으로 뒤를 이었다.
“Chain.exe”는 좀 더 다채롭다. Mike Keneally가 참여한 흔치 않은 본격 프로그(뭐 복잡한 음악이라면 이골이 났을 사람이긴 하다만) 앨범이기도 하고, Saga의 Michael Sadler와 Little Atlas의 Steve Katsikas도 끼어 있는 만큼 미국식 심포닉 프로그 바이브가 강하게 묻어나는 편이지만(‘Hot to Cold’의 커버가 있는 것도 그렇고), A.C.T 같은 밴드들이 잘 하던 적당한 심포닉과 아카펠라풍 코러스를 곁들인 헤비메탈도 등장한다. Henning 본인의 기타도 본격 프로그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조금은 Mike Oldfield풍으로 들린다. 말하자면 Dream Theater풍 뼈대에 AOR과 미국식 심포닉 네오프로그 등을 뒤섞고 이음새를 나름의 멜로디감각으로 메꿔내고 있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결과는 성공적일 것이다. 2004년작을 지금도 열심히 듣고 있잖나.
[ProgRock,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