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Woods…와 Green Carnation에 몸담았던 Christian “X” Botteri이 Richard Sahlin이라는 정체모를 이를 끌어들여 만든 프로젝트. 하지만 곡은 전부 다 X Botteri가 만들었고 저 Richard의 역할은 드럼 프로그래밍 뿐인데, 그 드럼 프로그래밍의 비중도 별로 없는 앨범이니 사실상 X Botteri의 솔로 앨범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X Botteri가 드럼 프로그래밍까지 해도 됐을 텐데 대체 Richard Sahlin을 왜 끼워줬을까? X Botteri 정도면 그래도 웬만큼 알려진 뮤지션인데 이 솔로작은 왜 어느 곳에서도 다루고 있지 않을까? 그간 밴드 활동으로 얻은 명성은 어디 내다버리고 이런 멋대가리 없는 커버로 정체모를 레이블에서 앨범을 내고 있을까? 앨범의 남루한 외양에서 벌써부터 많은 의문거리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음악은… 왜 이 앨범을 어느 곳에서도 다루고 있지 않을까 짐작되는 사운드이다. 느릿느릿한 템포라는 점 외에는 Green Carnation의 둠-데스와는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일렉트로닉에 약간의 기타 연주를 곁들인 정도의 음악인데, 보컬도 없고 나름 곡명에서 엿보이는 테마에 X Botteri가 짤막하게 붙인 곡들을 모은 앨범이 아닐까 싶지만 미욱한 청자로서는 딱히 빛나는 연주나 멜로디를 찾아볼 수 없다. ‘Door’ 같은 곡의 공간감 있는 신서사이저와 기타 멜로디라인이 그나마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단편에 가까울 텐데, 녹음은 왜 또 이렇게 했는지 날카로운 일렉트로닉스가 그 와중에 귀를 때린다.

그래서 간만에 기억나서 들어봤지만 오늘도 이해는 좀더 미뤄둔다. 사실 앞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앨범은 정말 뭘까.

[PR Record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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