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mwarning”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Ten의 앨범이다. 사실 가장 유명한 앨범은 누가 뭐래도 “The Name of the Rose”겠고, 그 다음으로 쳐주곤 하는 앨범을 고르더라도 아마 “Spellbound”나 “The Twilight Chronicles” 정도일 테니 이런 얘기를 했다가는 음알못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뭐 딱히 틀린 얘기는 아니긴 한데). 하지만 원래 Ten이란 밴드를 다이나믹한 맛으로 듣지 않았고, Ten의 최대 장점이라면 때론 역동적이기도 하더라도 결국은 미드템포(와 Gary Hughes의 고음은 내다버린 중후한 목소리)로 풀어내는 ‘은은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 기준에서라면 다이나믹에는 별 관심이 없는 이 앨범이 첫손가락이다! 라는 게 사견이다. 물론 동의하는 이는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으므로 굳이 반박까지 해주실 필요까진 없다.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는 Dennis Ward가 만들어낸, 좋게 얘기하면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앨범 전체에 먹먹한 필터링을 씌운 듯한 프로듀싱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Love Song’ 같은 곡의 은은한 분위기를 날 세운 기타 톤으로는 만들기 어려웠을테니 업템포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앨범의 녹음으로는 적잖이 불가피하지 않았을까. 전작들만큼 역동적이지는 않더라도, 나름 업템포로 청량한 리프와 멜로디를 선사하는 ‘The Hourglass and the Landslide’ 같은 곡도 있으니 흥겨움도 분명하다. 하긴 Ten은 항상 명작을 냈다고는 못할지라도, 한 번도 구린 곡을 내놓았던 기억이 없다.

…예전에 저 ‘Love Song’을 언젠가 생길지도 모를 애인에게 세레나데로 불러주겠다고 연습하던 어느 미친자가 있었는데, 새해를 맞아 솔로탈출했나 확인해 봐야겠다.

[Frontier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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