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mpfar 앨범 커버에나 나올 법한 복장으로 저 설산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사나이가 믿는 신이 기독교의 그 신일 거라고 예상하는 이는 아마 없겠지만 앨범 이름부터 교회가 들어가고 하니 오컬트한 분위기일 거라는 기대가 피어오른다. 그렇다면 커버의 저 아저씨는 드루이드라도 되는 건가? 하지만 아마도 켈트족과는 1도 관련없을 이 핀란드 밴드가 굳이 드루이드를 커버에 내세울 이유는 없어 보인다. 결국은 핀란드가 친숙한 스타일의 밴드들 가운데 이따금 던지곤 하는 독창적인(다른 표현으로는 ‘괴이한’) 부류가 아닐까, 정도가 앨범을 앞두고 드는 짐작이다.
음악은 그런 예상과는 꽤 빗나간다. Burzum 스타일의 리프지만 꽤 괴이하게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데, 기본적으로 ‘ethereal’하지만 사실 질감은 꽤 거친 편이고, 때로는 밝은 분위기로까지 곡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어디서 들어본 듯 싶으면서도 비교 대상은 사실 찾기 힘들다. ‘Näkyjä Indigolähteeltä’나 ‘Luon perustani sinun kallioosi’ 같은 곡들이 앨범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멜로딕한 키보드와 어우러지는 Rauta(Circle of Ouroborus의 그 분 맞음)의 클린 보컬이 꽤 오래 가는 잔향을 남긴다. 그제서야 밴드명에 들어가 있는 ‘Cosmic’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우주 얘기는 아니긴 한데 저 ‘cosmic’한 분위기를 이만큼 살려낼 수 있는 블랙메탈 밴드는 정말 손꼽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을 이제라도 접한 건 다행이라 생각한다. 갑자기 되게 없어보이던 저 빨간색 유사 드루이드 아저씨가 점점 있어보이기 시작한다.
[Kuunpalvelus,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