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pticflesh야 데뷔 때부터 심포닉과 인연이 없던 밴드는 아니지만 “Communion”부터는 지난 날을 뒤로하고 본격 심포닉 데스 밴드로 거듭났고, 처음에는 Septic Flesh였던 이름은 어느새 중간 띄어쓰기를 생략하고 Septicflesh가 되었으며, “The Great Mass”부터는 아예 프라하 심포닉 오케스트라를 끌어들여 Season of Mist의 명운을 건 것처럼 무지막지한 심포닉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래도 기타 리프에 더 힘이 실려 있는 건 “The Codex Omega”인 만큼 좀 더 메탈다운 앨범도 “The Codex Omega”라고 생각한다. 사실 “The Great Mass”가 엄청 무게잡은 컨셉트여서 그렇지 깨발랄한 SF 컨셉트라도 시도했다면 아마 단순해지면서 심포닉에만 힘준 Bal-Sagoth 취급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심포닉은 경지에 이른 밴드라고 생각한다. “Communion” 이후 Septicflesh는 심포닉이 음악의 골간을 이루는 메탈 밴드가 되었고, 그런 경향의 귀결인지 Jens Bogren의 손이 닿은 탓인지 갈수록 화려해지는 심포닉에 비해 리프는 힘이 실렸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단순해져 있다. 어찌 들으면 Fear Factory 스타일의 리프인데, “Titan”에서 Logan Mader와 작업했던 기운이 남아 있는 탓인지 좀 더 정도가 심해졌다. 심포닉을 강조한 덕에 줄어든 거친 맛을 살리기 위함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Fleshgod Apocalypse류의 심포닉 데스를 경험한 이에게는 아무래도 확연히 단순하게 들릴 것이다. 그래도 ‘Dante’s Inferno’나 ‘Our Church Below the Sea’ 같은 곡에서 고단가 심포닉을 이용해 없던 드라마틱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자면 돈을 써도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Communion”을 처음 들을 때는 Hollenthon을 생각했는데 이제는 비교할 레벨이 아닌 듯하다. 멋진 앨범이다.
[Season of Mist,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