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ound Lore로 레이블을 옮기면서 본격 Pitchfork 꼭 챙겨보는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블랙메탈(이라기보다는 사실 스크리모) 밴드로 거듭나기 시작한 Bosse-de-Nage의 시작은 그런 모습과는 꽤 달랐다. 물론 그래도 처음부터 전형적인 블랙메탈과는 거리가 있는 밴드였다. 아무래도 알프레드 자리의 소설에서 이름을 따 오는 밴드의, The Flenser에서 발매된 앨범에 전형적인 블랙메탈을 기대하는 건 좀(사실은 많이) 바보같은 일이다. 웹상에서 확인되는 내용에 따르면 밴드 본인들도 이 데뷔작에서 자신들의 문학적 소양(보들레르나 로트레아몽 등)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정작 부클렛에는 일언반구도 없으니 장담은 못하겠다만 넘어가고.

어쨌든 앨범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좀 더 미니멀하고 괴이하게 리프를 뒤튼 Darkthrone이니 블랙메탈이라 하는 게 맞겠지만, 그래도 ‘Marie’의 둠 메탈을 좀 찾아들은 Joy Division 같은 리프나, 때로는 Altar of Plagues(특히 “Teethed Glory & Injury”) 같은 Pitchfork가 사랑하지만 의외로 좀 더 전형적인 부류의 블랙메탈을 예기하는 모습은 이 밴드를 많은 포스트-블랙 밴드들이 참고했을 것임을 알려 준다. 그래도 그 괴팍함이 가끔은 Peste Noire의 모습을 떠올릴 법한 구석도 있는지라 어쨌든 이 앨범을 좀(사실은 많이) 괴이할지언정 블랙메탈이라 부르는 데는 이의가 없다. ‘Van Gogh Cooks His Hand’ 같은 곡명에도 불구하고. 안 그래 보이겠지만 이거 칭찬이다.

[The Flens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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