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블랙메탈 밴드라는 사실이 이제는 고리타분한 것처럼 얘기되는 시절이 돼버린 듯하지만 그래도 소위 ‘포스트 블랙메탈’ 밴드들을 제외하면 현재 누구에게나 이견 없이 호평만을 얻어내는 블랙메탈 최고의 슈퍼스타는 Mgla가 아닐까…하는 게 사견이다. 아무래도 Mgla보다도 잘 팔리는 밴드들(이를테면 Deathspell Omega)은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트루’가 아니라거나, 아니면 아예 블랙메탈이 아니라거나 하는 볼멘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달리 말하면 그래도 ‘정통적인’ 형태의 블랙메탈을 연주하는 밴드들 중에서는 Mgla만큼 잘 나가는 밴드도 아마 없을거다.

“Age of Excuse”도 충분히 훌륭하다. “Exercises in Futility”가 워낙에 평들이 좋았으므로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Darkside의 드럼은 전작보다 좀 더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여주곤 있지만 어쨌든 스타일은 그대로다. ‘Age of Excuse III’처럼 Mgla가 Kriegsmaschine 특유의 ‘계산된 카오틱’스러운 맛을 의도했는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곡도 있긴 하지만, 결국 귀가 따라가는 곳은 특유의 서사가 돋보이는 ‘Age of Excuse VI’인 걸 보면 앨범의 강점 또한 분명하다.

Mgla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덜 전형적이긴 하겠지만 엄연히 클래식한 스타일의 ‘웰메이드’ 블랙메탈이다. Mgla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그냥 딱 기대만큼의 앨범이랄 수 있을지도.

[Northern Heritag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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