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출신의 약간의 둠과 앰비언트를 곁들인(말하자면 약간 ‘ritual’한 분위기를 가미한 류의) 블랙메탈을 연주하는 밴드. 아마도 이 밴드를 우연히 넷상에서 맞닥뜨린 대부분의 이들이 그랬듯이 Absu의 앨범을 찾다가 본의아니게 마주치곤 하는 밴드인지라 음악을 들어본 이들은 별로 없을지언정 주위에 이 이름을 들어본 이들은 은근 많았다. 아마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꾸준히 있었으니 이 1995년 데모가 이후로도 계속 재발매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 나도 이 데모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거지만… 그런데 처음 나올 때도 그랬지만 재발매때도 자주반인 거 보면, 재발매라기보단 그냥 주변인 누가 좀 찍어달라고 해서 낸 게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ritual’한 분위기의 블랙메탈이라고 했지만 이런 표현을 듣고 떠올릴 법한 스타일보다는 좀 더 괴팍한 신서사이저 연주와, 때로는 노이즈코어에 가깝게 들리는 리프가 등장하는 음악이고, 덕분에 중간중간 빠른 템포로 블래스트비트를 후려치는 부분이 아니라면 1995년의 블랙메탈이라 생각하긴 힘든 스타일이다. 하긴 ‘H.I.V. Infected Blood of Christ’ 같은 곡명을 보자면 밴드 본인들도 전형적인 블랙메탈보다는 Beherit식의 뒤틀린 스타일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앞선다. 하지만 이 데모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이 Twisted Sister의 ‘Burn in Hell’ 커버라는 사실은 Beherit를 재현하기에는 밴드의 송라이팅이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알려준다. 뭐 이런 밴드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Ride for Revenge 같은 밴드도 나오는 거라고 말한다면 부정할 것까진 아니지만, 과연 Ride for Revenge의 팬들이 이 밴드를 좋아할까? 아니라는 데 커피 한 잔 건다.

[Self-financed,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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