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harsis라는 이름이 나온 김에 이 앨범도 간만에(a가 아니라 á라는 점은 넘어가도록 하자). 사실 그 블랙메탈 밴드가 암만 Norma Evangelium Diaboli의 좀 많이 묵은 총아인 것처럼 알려진들 결국 Katharsis라는 이름을 록/메탈 밴드와 관련해서 떠올린다면 첫손가락은 아무래도 Alfredo Tissoco의 이 솔로작이지 않을까? 물론 반드시 Alfredo Tissoco의 이름 때문에 유명한 앨범은 아니고, Franca Della Libera의 현대무용이 아니었다면 그 평가는 지금같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게 중평인 듯하지만, 무용이라면 저게 작품인지 막춤인지도 구별할 줄 모르는 입장인지라 그런 평가는 별 상관없을 일이다. 각설하고.

오히려 아쉬운 점이라면 바로 그 점 때문인지 이 앨범의 많은 부분은 이미 Opus Avantra의 곡들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예 Opus Avantra의 곡을 그대로 가져온 ‘Ira’는 물론, 세 가지 버전으로 실린 ‘Katharsis’도 “Lord Cromwell Plays Suite for Seven Vices”의 ‘Sloth’, ‘Gluttony’, ‘Envy’를 인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Opus Avantra의 음악으로 절반을 채우고 나머지는 다양한 클래식 소품들(쇼팽, 라흐마니노프, 드뷔시, 존 케이지 등)과 적당한 재즈풍으로 메꾼 앨범이라 할 수 있는데, PFM과 Nuova Idea의 손을 빌린 리듬 위에 무척이나 복잡한 연주를 끼얹은지라 솔깃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결국은 이게 음악만 듣자면 “Lord Cromwell Plays Suite for Seven Vices”와 꼭 별개로 나왔어야 하는 앨범인가? 하는 생각이 남는다.

뭐 그래도 Libera의 모습으로 채운 앨범 아트워크는 꽤 멋지다.

[Suono,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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