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OBHM 컴필레이션들(몇 장 안 갖고 있기는 한데) 중에 선곡만으로 따진다면 가장 맘에 들었던 앨범은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79 Revisited” 였다. 레이블부터가 Metal Blade였던지라 Neat 같은 곳에 있기에는 너무 장사가 잘 됐던 Iron Maiden이나 Def Leppard의 곡도 포함되어 있었고, Weapon이나 Paralex처럼 이제 와서는 앨범을 보기도 쉽지 않은 밴드들도 없지 않았으며, Jaguar처럼 절대 성공했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나름 이름을 알렸던 밴드들도 있었다. 하긴 1979년이면 NWOBHM 밴드가 거물이 되기에는 많이 이른 시절이었다.

사정이 이러한지라 선곡은 두루 괜찮은 편이지만(Geoff Barton이야 당연하고, Lars Ulrich도 확실히 음악 꽤나 듣긴 했다), 개인적으로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곡이라면 역시 Jaguar의 ‘Back Street Woman’이다. 일단 1979년을 돌아보자는 컴필레이션의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1981년 싱글로 발표된 곡인지라 정면으로 기획의도에 부딪히는 것도 그렇고, 수록곡들 중 가장 그 시절 NWOBHM의 전형에 가까운 사운드를 보여주는 건 이 곡이라고 생각한다. Def Leppard의 ‘Getcha Rocks Off’가 강력한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뭐 원래 Def Leppard를 NWOBHM의 ‘주류’라기는 확실히 좀 어려웠으니까. “On Through the Night”마저도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수록곡간 비교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1979년은 이후의 부침을 떠나서 이 밴드들 모두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헝그리하게 무대를 돌아다니던 시절이었고, 따지고 보면 NWOBHM을 연주하다가 점차 말랑해지면서 팝 센스를 과시하다 가장 잘 풀린 케이스가 Def Leppard일 것이고, Jaguar는 그냥 말랑해지다가 확실히 꼬여버린 케이스 정도로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그 시절 사운드가 반가울 사람이라면 무척 유용할 한 장임은 분명하다.

[Metal Blade,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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