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Not Found는 웬만해서는 수준 이상의 노르웨이 메탈을 보장하고, 어쩌다 음악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보통은 그 시절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유명인사 한둘이 발을 담근 덕에 번뜩이는 부분을 보여주는(그리고 적어도 블로그용 얘깃거리 몇 가지라도 던져주는) 앨범을 내놓던 레이블이다. 아무래도 뮤지션을 제외하면 90년대 초중반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가장 중요한 이름 중 하나일 Metalion의 레이블이니까 가능한 퀄리티일 것이고, 그래서인지 이미 90년대와는 씬이 많이 달라져버렸던 2000년대에 들어와 이 레이블의 발매작을 만나보긴 쉽지 않았다.
Styggmyr의 이 앨범은 재발매 등을 제외한 내가 기억하는 레이블의 마지막 ‘신규’ 블랙메탈 발매작이고(물론 확인은 해보지 않았음), Metalion의 안목 탓인지 씬의 몰락 탓인지는 모르지만 이 레이블이 새 블랙메탈 앨범을 앞으로 내긴 아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심어주는 앨범이다. 잘라 말하면 “World Massacre”가 나쁘잖긴 했지만 농담으로라도 네임드라 해주긴 어려운 멤버들의 Celtic Frost 물을 진하게 먹은 Darkthrone풍 블랙메탈인데, 중간중간 빛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 부분들을 잇는 리프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참 아쉽다. 그렇게 앨범을 듣다가 마지막에 와서야 그래도 이 곡은 좀 사정이 낫구나 하면서 곡명을 살펴보게 되는데, ‘Pure Fucking Armageddon’이네? 게다가 Messiah가 보컬이었네?’ 라고 혼잣말을 하곤 결국은 ‘니들이 그럼 그렇지’라는 결론에 이른다. 피해 갈 것.
[Head Not Found, 2005]
Subliminal Not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