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 Dodo는 Fruits de Mer 등과 더불어 약간은 흘러간 시절의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취향을 둔 이들에게는 생각보다는 잘 알려진 레이블이다. 당연히 Crystal Jacqueline도 이런 노선에 있는 뮤지션이고, 같이 작업하고 있는 Icarus Peel(이 양반도 물론 Mega Dodo 소속의 뮤지션이다)도, 좀 더 듣기 편한 편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Syd Barrett을 연상케 하는 스타일에 60년대 웨스트코스트 특유의 ‘쿨한’ 그루브를 담아낸다. 말하자면 Syd Barrett 스타일답게 귀에 안 들어오지만 나름 멋들어진 그루브를 실어내던 Icarus Peel이 Crystal의 보컬을 빌어 좀 더 친숙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Crystal Jacqueline의 앨범인데 왜 Icarus Peel 얘기만 하고 있는지가 나도 의문이지만 넘어가고.

곡은 전체적으로 “Sun Arise”보다는 좀 더 무거워졌다. 내놓고 플라워 무브먼트를 따라가던 전작에 비해 “Rainflower”는 Pink Floyd의 “Unmagumma”나 “More” 같은 앨범들을 좀 더 의식하는 편이다. 물론 David Gilmour풍 기타는 싹 걷어내고 Syd Barrett스러운 약 냄새와 은근한 동양풍을 더한 스타일인데, 아무래도 이 앨범의 꽃 4부작 ‘Water Hyacinth’, ‘Daisy Chain’, ‘Strange Bloom’, ‘Rainflower’이 가장 두드러진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Dress of White Lace’의 목가적이면서도 어두운(그리고 가끔은 주술적인) 분위기는 이 밴드가 사이키델릭의 많은 교과서들을 참고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쿨한 그루브 대신 포크의 바탕을 깔고 다양한 사이키델릭의 사례들을 나름 열심히 현대화하여 늘어놓는 앨범,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척 흥미롭게 들었다.

[Mega Dodo,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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