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테말라 블랙메탈 밴드의 2집. 그러니까 여기까지 보면 사실 별로 관심줄 이유가 없어 보이는 밴드인데, 이 밴드가 무려 1993년에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래도 관심이 좀 더 가려나? 이런저런 데모와 라이브 앨범, 스플릿들을 제외하면 정규반은 이 앨범까지 두 장 뿐인 밴드인만큼 좋게 봐주면 앨범 한 장을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나보다 하는 기대도 가져봄직하다. 물론 이 장르에서 과작이라는 사실이 만듦새와 연결되기보다는 정말 장사 안 됐다는 얘기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정도 긍정의 자세를 갖지 않으면 이런 과테말라 밴드의 앨범을 듣기 힘들다.
음악은 90년대 후반에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적당히 스푸키한 분위기의 키보드를 곁들인 블랙메탈이다. 그렇다고 키보드의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고, ‘A Cold Whisper Behind the Cosmos’와 ‘In Darkness We Will Forever Be…’ 정도를 빼면 Judas Iscariot 같은 밴드들과 더 비슷해 보이는데, 템포 변화가 꽤 잦은데다 중간중간 삽입한 어쿠스틱 패시지, ‘Laugh Close to Me, at Your Creation’ 같은 곡의 간주 같은 부분은 밴드가 나름 오컬트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성적이라고 말할 정도까진 아닌 만큼 장르의 팬이라면 굳이 이런 익숙한 스타일을 과테말라 밴드까지 찾아 들어야 하나? 라고 의문을 표할 이들도 흔할 것이다. 하긴 그런 이들이라면 일단 앨범 커버에서 이들은 아웃이긴 하겠지만. 금년에 The Sinister Flame에서 재발매.
[Medieval Music Prod.,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