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o Dot은 개인적인 최애밴드들 중 하나는 맞는데 그렇다고 이 밴드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가, 어떤 곡을 제일 좋아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사실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후자는 ‘The Manifold Curiosity’라는 유력한 답이 있긴 하지만 그 곡은 사실 지금의 밴드의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고, 앨범마다 스타일을 계속해서 바꿔 온 밴드인만큼 사실 이 밴드가 어떤 음악을 한다고 얘기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냥 Toby Driver만큼 메탈(과 메탈과 보통 같이 연관지어지는 일련의 스타일들) 관련 뮤지션들 중 꾸준하게 실험과 성과를 보여준 이는 정말 거의 없다, 는 정도만 말하고 가자.

전작인 “Plastic House On Base Of Sky”가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도 가장 신서사이저에 의존한 앨범이긴 했지만 앨범 제목이 제목이다보나 “Hubardo” 시절의 좀 더 ‘메탈다웠던’ 사운드를 기대하게 되는데, 음악은 헤비한 건 분명하나 밴드의 여타 앨범에 비해서는 확실히 ‘감성적인’ 구석이 있다. ‘Ocean Cumulonimbus’의 쟁글거리는 기타 연주가 그런 앨범의 스타일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데, 두터운 신서사이저와 함께 구현하는 사이키델리아는 생각보다 꽤 명확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런 만큼 밴드의 기존 팬들이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아마 그런 분들은 앨범을 관통하는 크루너 보컬 자체를 더 문제삼을런지도), 아마도 ‘Blasphemy : A Prophecy’는 그런 팬들에 대한 약간의 배려 섞인 트랙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서사라는 측면에서는 지금까지의 Kayo Dot의 앨범들 중에서는 단연 이 앨범이 첫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Jason Byron이 스팀펑크를 열심히 읽고 쓴 모양인지 가사에서도 티가 많이 난다. 호오는 좀 갈릴지 모르나 들으매 재미는 확실한 앨범이다. 하긴 Kayo Dot 같은 밴드에게 특정 스타일을 주문하는 건 별 의미 없을 일이기도 하다.

[Prophec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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