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덥지만 비는 오락가락하고 그런 와중에 딱히 뜻대로 되는 일도 별로 없는 듯한 별로 반복하고 싶지 않을 어느 여름날 하루를 보내고 듣기에 알맞냐면 딱히 그렇진 않지만 어쨌든 저 직관적인 앨범명이 눈길을 끌게 하는(하지만 Collection 1, 2가 없는데 왜 3부터 시작하는지 알 수 없는) 다크 앰비언트 앨범. 이 볼티모어 출신 원맨 다크 앰비언트 프로젝트는 1996년부터 명맥을 이어 오면서 Dark Flight에서 앨범을 냈으니 이 장사 안 되는 영역에서는 그래도 꽤 오랫동안 버텨 온 셈인데, 보통 90년대 중후반 Cold Meat Industries에서 나오던 류의 앰비언트보다는 좀 더 공간감 강하면서 노이지한 스타일이다. 그렇게 말한다면 사실 Deutsch Nepal 같은 이들을 떠올릴 수 있을텐데, 그보다는 좀 더 ‘ritual’한 성향에 기운 음악을 들려준다고 해야겠다. Cilnt Listing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꽤 황량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앨범이고, ‘iii’ 정도의 예외를 빼고는 꽤나 단조로운 구성을 보여주는지라(물론 ‘iii’도 묵직하긴 하지만 잔잔하긴 무척이나 잔잔함) 앨범을 완주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렇게 잔잔한 분위기를 버텨내면 ‘iv’부터 적당히 리드미컬한 노이즈가 앨범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보여주지만, 노이즈가 과한 나머지 리듬감을 잡아먹어 버리는 ‘v’부터는 나의 이해의 영역을 벗어난다. Dragon Flight에서의 발매작에서 보여주었던 공간감은 덕분에 무척이나 수그러든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앨범 전반부만큼은 Halo Manash풍의 ‘이교도적인’ 앰비언트를 즐긴다면 한번쯤 들어볼만할지도? 후반부는 지금껏 적응이 되질 않으니 이쯤에서 넘어간다.

[Triumvirat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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