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필요가 없는 거물인 Iron Maiden의 6년만의 신작이 나오자마자 많은 얘기들이 이미 쏟아져 나왔다. Blaze Bayley가 있던 시절 외에는 안 좋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최고의 밴드인데다 이미 많은 앨범들을 통해 밴드의 스타일은 어떻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으니 가능한 얘기였을 것이다. 2CD 앨범을 내는 데 맛들였는지 “The Book of Souls”처럼 2CD에 80분을 넘어가는 분량으로 나왔으니 아마도 최근의 앨범들처럼 프로그레시브한 경향은 좀 더 강해졌을 것이다. 앨범을 듣기 전부터 이런 얘기들을 주르르 늘어놓을 수 있으니 그것도 이 공룡 밴드의 힘이려나.

앨범은 그런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Senjutsu’의 공격적인 키보드 연주가 조금 의외스럽게 앨범을 시작하지만 ‘Darkest Hour’ 같은 곡에서 “A Matter of Life and Death”의 분위기를 발견할 수도 있고, 이제 조금은 늙었나 싶은 Bruce Dickenson의 보컬은 ‘The Writing on the Wall’에서 예의 그 수려함을 다시 드러낸다. 어쩌면 나이 들었다는 느낌은 멤버들의 기량보다는 녹음에서 드러나는 문제가 아닐까? 키보드의 활약을 고려했음인지 전작에 비해서 좀 더 분위기를 강조한 녹음은 나쁘게 말한다면 Iron Maiden 특유의 타이트함과는 맞지 않게 느껴지고, 곡이 길다 보니 이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진다. ‘Hell on Earth’ 같은 곡이 그런 실패사례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Iron Maiden다운 웰메이드 헤비메탈이지만 아쉬운 구석은 꼭 한둘씩 눈에 띄는, 최근의 Iron Maiden다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난 여전히 Adrian Smith가 작곡에서 지금보다 조금은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 환갑 넘은 어르신들에게 할 만한 얘기는 아니지만.

[Parlopho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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