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창기 Morbid Angel 스타일로 Craft의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말에 혹해서 구하게 된 독일 밴드의 1집. 이미 “Spectral Blackness” EP로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꽤 기대를 받아 온 밴드라니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나로서는 역시 매니아 소리 듣기는 요원하다. (뭐 딱히 들어야 할 필요는 없긴 하다만) 저런 소갯말이 있긴 하지만 대개 이 정도로 밴드를 띄워주는 표현은 공치사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다, 이런 류의 블랙메탈과 데스메탈의 결합! 같은 소리를 듣는 밴드도 이제는 워낙에 많아져 버렸으니 들어보기 전에는 음악을 딱히 예상하기도 쉽지는 않다. Morbid Angel 얘기까지 나왔는데 War-metal 스타일은 아닐 게 아닌가.
음악은 왜 Morbid Angel을 얘기했는지는 알겠지만 그만큼 테크니컬한 부류는 아니고, 그렇다고 Blasphemy류처럼 일단 달리고 보는 스타일도 아니긴 하다. 굳이 근래의 밴드들에 비한다면 Blasphemy 스타일에 좀 더 다양성을 더한 Teitanblood 정도가 비교될 수 있지 않을까? 키보드가 없다는 점만 고려한다면 좀 더 클래식한 부류의 데스메탈에 블랙메탈의 기운을 입혔으니 Belial 같은 밴드와 비교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후련할 정도로 빠르게 밀어붙이면서도 다이나믹한 구성으로 고개를 까딱거리게 만들 수 있는 ‘웰메이드’ 블랙/데스메탈 정도로 해두는 게 가장 정확할 얘기일지 모르겠다. 라이브가 정말 궁금해지는 밴드다(참고로 난 공연장을 그리 잘 가는 사람이 아님). ‘Cosmic Horror Maelstorm’가 개인적인 앨범의 백미.
[Invictus,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