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ack Widow에서 앨범 나온 밴드 다운 적당히 스푸키한 맛에 클래시컬한 오르간을 곁들인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기보단 사실 좀 더 파워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레시브 하드록)로 시작한 Presence는 “The Black Opera”부터는 메탈이라기엔 좀 망설여지는 사운드를 들려주기 시작했고, 드러머가 빠지고 키보디스트가 드럼까지 담당하는 보기드문 모습을 보여준 “Gold”는 덕분인지 확실히 날이 무뎌진 듯한 앨범이었다. 사실 드럼은 핑계고 송라이팅의 문제였을 것이다. Shadow Gallery처럼 드럼머신 갖고도 곡 잘 쓰는 밴드도 있었으니.
“Evil Rose”는 다시 드러머를 구해서 내놓은 앨범인데, “Gold”에서 8년이 지났지만 음악은 오히려 “Makumba”에 더 가까워졌다. “The Black Opera”처럼 내놓고 클래식을 따라가는 모습은 확실히 덜해졌고, 드러머 덕분인지 전작보다 리듬은 확실히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복잡해진 리듬에 비해서 곡들의 굴곡은 그리 크지 않다. 사실 분위기만 보면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단조로운 축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변화를 주는 발라드 ‘No Reason Why’는 Black Widow에서 간혹 나오는 유치한 스타일의 곡인지라 긍정적인 인상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도 ‘Evil Rose’만큼은 밴드의 가장 훌륭한 곡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사실 이 곡만으로도 이 앨범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밴드의 팬이 아니라면 돈 주고 사서 듣기엔 본전 생각이 좀 날 법한 그런 앨범.
[Black Widow,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