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아마도 Phillip Anselmo와 Viking Crown을 굴리던 Killjoy의 밴드로 많이 알려져 있겠지만, Necrophagia는 무려 1983년에 결성된, 감히 ‘최초’라는 표현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데스메탈 밴드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 앨범은 1990년에 나온 밴드의 2집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1986년에 데뷔작으로 녹음되었던 앨범인 만큼 ‘진짜’ Necrophagia의 첫 앨범은 이 앨범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앨범이 오히려 “Season of the Dead”보다 스래쉬의 색채가 약하고 좀 더 이후의 데스메탈을 예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꽤 이색적이다. 아니, Necrophagia 이후에도 계속해서 많은 데스메탈 밴드들이 나왔지만 이들만큼 거칠고 원초적인 형태의 데스메탈을 연주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Black Apparition’이나 ‘Blood Thirst’를 잠시 살펴보자. Slayer(를 폄하할 생각은 코딱지만큼도 없지만)의 “Reign in Blood” 같은 앨범에서도 이 정도의 광기를 찾아볼 수는 없다. 많은 괴수들이 데스메탈의 교과서들을 만들었지만, 누구도 Necrophagia를 능가하지 못했던 그 지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New Renaissance에서 나왔던 앨범들 중 가장 스래쉬 물이 덜한 앨범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New Renaissance, 1990]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