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얘기하다가 이 앨범이 30년이 넘었다길래 간만에. 사실 Ozzy Osbourne의 기타리스트 중 첫손가락이라면 대개는 Randy Rhoads를 꼽겠지만 그저 테크닉만 본다면 “Speak of the Devil” 라이브 땜빵이었던 Brad Gillis가 최고이지 않았을까 싶고, 누가 들어온들 어차피 Ozzy의 밴드이지만 Ozzy만큼이나 밴드의 사운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사례라면 Randy보다는 Zakk Wylde가 아닐까 생각한다. ‘Miracle Man’이 그만큼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려나? 지금이야 수염 하나 없던 젊은이는 어디 가고 근육 키우려고 무슨 약을 쓸까 궁금해지는 수염마초 근육돼지 아저씨가 되었지만 Wylde의 연주 스타일은 지금까지 저 곡에서 보여줬던 모습에서 크게는 벗어나지 않았고, Ozzy Osbourne의 음악도 분명 확연히 달라졌다. 저게 교회인지 양돈장인지 싶은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었고.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아무래도 ‘Crazy Babies’이겠지만, 무척 잘 꽂히지만 아무래도 이만큼 단순한 리프 연주하려고 Zakk을 쓰기에는 아깝게 느껴져서인지 지금도 그 곡은 그리 찾아듣지 않는다(내가 “Never Say Die”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있고). 그보다는 그 즈음 Black Sabbath의 어느 곡보다도 묵직했던 ‘Breaking all the Rules’나, Zakk Wylde의 격렬한 리프 연주가 돋보이는 ‘Tattooed Dancer’ 등이 더 나을 것이다. ‘Devil’s Daughter(Holy War)’에서 헛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옥의 티로 다가오지만 아마도 당시의 밴드로서는 최선에 가까웠을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시절의 탓도 있겠지만 그 때까지의 Ozzy의 어느 앨범보다도 헤비하기도 하고.

[Epic,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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