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류의 커버를 흔히 쓰곤 하는 밴드들은 흔히 Arditi 류의 인더스트리얼을 의식한 류의 음악이나 ATMF 특유의 (상당한 허세가 섞인)탐미적인 류의 블랙메탈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샬 인더스트리얼이라는 장르 자체가 조금은 힘이 빠진 듯한 요즘이라면 아무래도 후자를 생각하는 게 보통일 것이고, Solitvdo도 그런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ATMF의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는 실험적인 면모는 좀 덜하고, 사실 전형적인 멜로딕 블랙메탈의 컨벤션에서 크게 비껴나지는 않는다. 다만 블랙메탈 리프 사이사이에 트리키하게 들어가는 데스메탈 리프와, Aborym의 ‘Roma Divina Urbs’ 류의 분위기를 의식했을 법한 신서사이저가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한다.
그 분위기는 생각보다 아주 그럴듯하다. 사실 빠르게 몰아붙이는 리프에 비해서 비교적 격렬함이 덜한 건반이지만 해먼드 오르간과 브라스 톤(이 부분만큼은 Sear Bliss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으로 호전적인 분위기만큼은 잘 살려내고 있고, 덕분에 ‘epic’이라는 촌평들에 공감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그만큼 멜로디도 선명한 편이기 때문에 사실 ATMF의 발매작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라면 더욱 적절할 것이다. ‘Vita est Proelium I’ 같은 곡을 듣자면 Arditi를 좀 더 듣기 편한 멜로디를 붙여 블랙메탈로 편곡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사실 그만큼 폭력적인 비트는 없지만 극적인 구성만큼은 꽤 닮은 데가 있다.
꾸준하다 못해 일관된 분위기가 좀 피곤한 감도 없진 않지만 멋진 앨범이다.
[ATMF,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