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urus의 특이한 점이라면 1986년에 데뷔한 브라질 스래쉬메탈 밴드임에도 Cogumelo에서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뭐, 레이블 고르는 거야 밴드 마음이겠지만… Cogumelo 출신이 아닌 브라질 스래쉬 밴드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특이하게 느껴진다. 이 시절 브라질 스래쉬의 굵직한 이름들 중 Cogumelo와 상관없는 사례를 본 적이 없었다. 당장 떠오르는 이름만 해도 Sepultura, Sarcofago, Holocasuto, Chakal, Mutilator…. 말하자면 같은 시작점이긴 했으나 Taurus는 처음부터 뭔가 선택이 잘못된 경우였던 셈이다. 물론 거기까지 밴드가 예상하길 기대하긴 어려웠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얄궂다.
Cogumelo 출신이 아니어서인지 대개 어느 정도는 데스래쉬나 블랙스래쉬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그 시기 Cogumelo의 밴드들에 비해서 Taurus는 이 앨범에서 좀 더 베이에이리어 스래쉬에 다가간 – 달리 얘기하면 좀 더 멜로딕한 – 음악을 연주하고 있지만, 하이 피치 보컬을 듣자면 Destruction이 생각나기도 하고, 포르투갈어로 노래하는지라 동향의 다른 밴드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느낌도 있다. 말하자면 스피디함이라면 Cogumelo의 그 밴드들보다는 좀 덜했지만 좀 더 정돈되고 개성적인 음악을 연주했다고 할 수 있겠다. ‘Falso Comandos’ 같은 곡의 구성은 확실히 그 시절 Sepultura 같은 밴드에게 찾아볼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알려지기 충분했지만 이제 와서 보기에 알려지기에는 운이 좀 부족해 보이는 브라질 스래쉬 밴드의 데뷔작이다. 완성도만 따진다면 그 시절 Cogumelo의 앨범들 중에서 이 만한 앨범은 없다고 생각한다. 포르투갈어로 부른 앨범이다 보니 브라질에서도 이제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브라질 스래쉬!’라는 식으로 띄워주고 있는만큼 관심있는 분들은 한 장 장만해 보심도.
[Point Rock,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