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없는 커버와 그보다 좀 더 멋없는 밴드명 폰트가 인상적인 파리 출신 블랙메탈 밴드의 2집. 사실 Dark Sanctuary의 Hylgaryss가 여성보컬 영입해서 하는 밴드이기도 하고, 데뷔작인 “Bénis les ténèbres, ô mon âme”는 커버가 멀쩡했으므로 2집 디자인이 왜 이 모양인지는 알 길이 없다. 레이블도 Legion of Doom이나 Acherontas 같은 밴드들 앨범이 나오는 곳인데 이런 디자인을 넘어가 준 걸 보면 아마 밴드의 선택이었을 텐데, 골라 놓고 쪽팔렸는지 부클렛 안에는 “We are nothing, nobody, we do not exist! Do not try to contact us!”라고 적혀 있다. 디프레시브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할 만한 문구겠지만 보는 이에 따라서는 영구 없다처럼 읽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음악은 꽤나 훌륭하다. 디프레시브 기운이 감도는 부클렛이지만 다행히 어두운 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너무 ‘징징대지’ 않는, 그러면서도 적당한 공격성도 보여주는 류의 블랙메탈이다. 말하자면 ‘atmospheric black’ 류에 디프레시브 느낌을 좀 더한 스타일에 가까운데, 사실 디프레시브 블랙메탈도 Shining이 Selbstmord Services에서 앨범을 내던 시절만 해도 그렇게 ‘징징대는’ 스타일은 아니었던만큼, 그만큼 어두운 분위기에 역점을 둔 블랙메탈이라고만 해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Messe for the Mass Grave’ 하나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있다.

[Zyklon-B Pro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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